2011년 7월 3일

신사동_소나기레슨 lesson


피아노교습소인 소나기레슨 앞에서는
늘 주차 문제로 언성이 높아질 때가 많다.

여름 장마가 지리하게 이어지던, 다들 퇴근해 저녁을 먹었을 무렵
참고 참다가 빈정이 상한 젊은 남자가 소리를 지른다.
-씨발 이게 니 땅이야!
나이 지긋한 중년남자가 배를 내밀며 그보다는 낮은 데시벨로 응수한다.
-뭐 씨발, 뭐 씨발, 뭐 씨바알~ 니 몇 살이고?

사람들이 모여든다. 말리기도 하고 슬며시 혀를 차기도 하고,
빈정거리기도 하고, 그저 구경만 하겠다는 의사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팔짱을 끼기도 한다.
아이들도 손가락을 빨며 놀란 눈을 멀뚱거린다.
소나기레슨 원장이 고개를 내민다.
헤어코디 원장도 블라인드를 올린다.

싸움 당사자인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다들 우산을 쓰고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
결국 욕이 독해지며 멱살을 잡고 몸을 밀친다.
밀쳐진 중년 남자의 몸이 차에 부딪쳐 도난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린다.
욕설과 경보음이 뒤섞인다.
동네 남자들이 시차를 두고 두 사람을 뜯어 말린다.

빗줄기 거세지고 구경꾼 많아지고
바람이 사나워진다.

이 싸움은 결국 바람의 돌풍이 해결한다.
소나기레슨 앞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우산이 한순간에 뒤집혀진다.
순식간에 치마가 올라간 여중생들의 호들갑스런 모습을 닮았다.
시선이나 관심이 일제히 흐물흐물해진 우산으로 옮기지더니
각자 가던 길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빗발이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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