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9일

그녀의 음악이야기 2화_내가 그랬었니? (As One “연애”)

오늘 As One의 “연애“를 라디오에서 들었다.
김현철의 곡도 근사하지만
애즈원의 곡은 또 다른 세련됨과
여자의 날씬한 하이톤이 주는 산뜻한 감흥이 신선하다.


누굴 좋아한다는데 이유가 그런 이유가 어딨겠어 

그저 어느 누가 맘에 들면 그냥 맘에 드는 거지

나는 날아 날아 올라 그대와 함께 있을 때면 alright 
연애하는 기분이란~~

빼어난 리바이벌이다.
계속 리와인드해 듣고 싶지만 라디오 방송은 다른 사연과 
노래로 곧바로 이동한다.

여기서 한마디! 
리바이벌이 쉬운 건 결코 아니다.
원곡이 훌륭한 곡일 수록 위험부담이 크다.
성공 확률이 희박할 수도 있다.
이승기의 “다 줄거야”가 귀에서 자동 재생된다.

개인적으로 이승기란 가수는 리바이벌로 재미를 보기가 힘든 가수가 아닐까 한다.
보이스 칼라가 개성으로 빛나야 하는데 
이승기는 안정적이지만 개성에서 두드러지는 보컬은 아니다.

점심 때 학교 후배 가가멜을 만나 식사를 했다. 

(참고: 가가멜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여자다. 
‘설마 생김새가 가가멜과 닮았을까~’라는 상상은 곤란하다.)

그녀는 뷔페 시식권을 친히 언니에게 쏘는 은혜를 베풀어 주었다.
헤헷- 언제까지나 남자 친구가 생기지 않기를~~~

그런데 오늘은 애즈원만 리바이벌을 하는 게 아니었다. 
가가멜이 대학교 시절의 나에 대해 묘사해 준다.

무슨 얘기를 하다가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다 입에 모터가 돌더니… ㅜㅜ


“언니, 이제사 말하는 건데 

그때 사진과 애들 사이에서 언니가 인기 짱이었대요. 특히 그 이윤석 닮았던 과대
기억나요?” (‘전혀’)


“언니 술 마시면 한쪽 볼만 빨개지는 거 알아요. 그거 귀엽다고…”
“MT때 신입생들 앞에서 부른 곡 저 아직도 기억해요.”

“언니, 동기 서영이가 키우는 개 이름 지어준 거 기억나요? 별루, 별루여서 별루. 진짜 웃겼는데~"

"지금도 하루키 좋아해요?”

나도 기억 못한 이야기가 사방에 피었다.
다른 선배 아니냐고 물어도 분명 나라고 한다.
심지어  예전의 나를 흉내내기까지…
내 표정과 분위기를 따라하며 나를 재연하는 것이었다. 



‘나는 맞는 것 같은데 어쩐지…낯설어’


죽순이 올라오듯 곳곳에서 쭉쭉 튀어나오는 이야기를 기억으로 쫒아가다보면 
생각이 날듯 말듯 일렁거린다.

삶에서 내가 아닌 타인이 내 말투와 행동을 흉내낼 때가 있다.
이것도 리바이벌의 일종이다.

잊어버린 나의 과거의 모습들, 말과 행동, 뒷모습, 습관, 옷차림 등을 
콕콕 찍어 노래해 준다. 낯 뜨겁고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문득 그녀(혹은 그와) 헤어져 돌아올 때 
어딘가 모르게 미소가 절로 그려질 때가 있다.

거울을 보면서 그때의 나를 떠올려 보기도 한다.
산뜻한 리바이벌!
오늘 그 리바이벌을 고스란히 감상했다.


‘내가 그때 그랬나?’

걷다가, 화장을 지우다가, 샤워를 하다가 
계속 리와인드해 듣게 된다.

‘설마~’


정말 유치한 것 같아 내가 하는 모든 얘기가

(생략)


누굴 좋아한다는데 이유가 그런 이유가 어딨겠어

그저 어느 누가 맘에 들면 그냥 맘에 드는 거지

나는 날아 날아 올라 그대와 함께 있을 때면 alright

연애하는 기분이란~~


살면서 내 삶의 리바이벌이 들려온다. 

As One의 “연애”


당분간 ipod 상위에 랭킹될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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