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6일

신사동_ 301호 여자

301호 여자 drunken

201호 남자는 간신히 눈을 부칠 무렵 놀라 깨어난다.
누군가 한밤중에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누른다.
계속 실패한다.
실패가 계속되자 이번에는 초인종을 누른다.
졸린 눈 비비며 화면을 응시한다.
얼굴은 안 보이고 귀신처럼 긴 머리가 잔뜩
헝클어져 있다.
어머나!

"누, 누구시죠?"
"나야, 나"
"제가 모르는 분 같은데요."
"어머나, 죄송해요."
급하게 계단 오르는 소리,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문이 열리고 급하게 닫히는 소리가 일사천리로 이어진다.

잊을만하면 반복된다.
그녀는 술 먹을 때마다 201호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초인종을 누른다. 그때마다 나야 나,
그녀의 주사다.

201호 남자는 그 여자가 미쳤다고 생각하면서도
얼굴이 궁금하다.
나야, 나
나야, 나
그 말을 가끔 되뇌여 본다.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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