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6일

신사동_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자 a woman with a dog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자 a woman with a dog

386당구장에 단골손님 중에는 늙은 차유람이란 별명의 40대 여성 고객이 있다.
가끔 몸이 찌푸드드한 날이거나
수영장에 가기 싫은 날이면 그녀는
치와와를 데리고 불광천을 걷다가 당구장에 들어선다.

보관함에서 자신의 마호가니 당구채를 꺼낸다.
홀에 있는 남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향한다.
개를 한쪽에 묶어두고 옆트임이 섹시한 검정 주름치마를 입은 그녀는
우아하게 쓰리쿠션을 친다.

개는 그동안 당구장 주인이 가져다 준 환타를 홀짝이며
주변을 살핀다. 그녀의 상대가 될만한 선수를 물색 중이다.


그녀가 유일하게 질투하는 대상은 차유람이다.
한때는 그녀처럼 아름다웠고
그녀만큼 당구에 소질과 열정을 가졌지만
그녀에게는 차유람이 가진 단 하나가 없었다.

든든한 후원자!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의 당구채를 부러뜨렸고
머리칼을 움켜쥐었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따귀를 때렸고
당구채로 그녀의 다리를 사정 없이 내리쳤다.

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술만 먹다가 병들어 죽은 남자.
시대를 잘못 만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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