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5일

가방 속에 토끼 6화_감각의 부활


그녀는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쳇말로 장롱면허입니다. 면허시험 이후로는 운전대를 잡아본 적이 없습니다. 벌써 2년 전 일입니다. 그런데 그 운전면허증이 효력을 발휘할 기회가 오고야 말았습니다. 고모부가 차를 외제차로 바꾸며 자연스레 그녀에게 10년 된 중형차가 한 대 생기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녀는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겐 인기가 별로 없는 기종이지만 연습하기엔 좋은 차라고 그녀는 생각합니다. 시크한 여자는 운전을 한다고 친구가 했던 말이 그녀의 귀를 작은 종소리처럼 울립니다. 그녀는 집 앞에 떡하니 놓여 있는 차에 시동을 걸어 봅니다. 

그때 시간이 아마 새벽 3시였을 겁니다. 차에 불이 들어오고 엔진 소리가 경쾌하게 울립니다. 차는 마치 잘 훈련된 말처럼 소리를 내며 새 주인을 반깁니다. 그녀는 시동을 건 후 안전벨트를 맵니다. 그리고 전조등을 켜고 기어를 넣습니다. 차가 움직입니다. 느낌이 좋습니다. 옛 감각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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