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5일

가방 속에 토끼 5화_이케와키 치즈루


극장 안에는 채 10명이 안 되는 관객들이 띄.엄.띄.엄. 앉아 있습니다. 그 중에 반은 커플이었는데 영화에는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슬픈 영화인데 주변에서 자꾸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영화가 흘러갈수록 그녀는 여자 주인공과 자신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극장문을 나설 때는 여자 주인공과 자신은 조금도 닮지 않았다고 부정합니다. 배우는 귀엽고 얼굴도 잡티 없이 깨끗합니다. 그녀는 슬픈 일본 영화를 좋아합니다. 이케와키 치즈루.



그녀는 사진관 대신 지하철 즉석 사진기계에 지폐와 동전을 넣습니다. 세 번의 기회가 있습니다. 두 번은 실패했지만 마지막은 성공했습니다. 밝게 웃는 표정이 어쩐지 맘에 들지 않지만 맘에 든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잘못 나온 사진도 지갑 속에 일단 넣어 둡니다. 그녀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이라 해도 잘 버리지 못합니다. 그녀는 커튼을 젖히고 기계 밖으로 나옵니다. 아주머니가 앞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모양입니다. 깃털이 달린 우아한 모자를 쓴 아주머니가 그녀를 보며 다소 과장된 웃음을 짓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어딘지 방금 본 영화에 나온 일본 사람 같은 인상입니다.

“아가씨, 가방 속에 토끼가 참 귀엽네. 어쩜 그렇게 앙증맞아.”

  “제 가방에 토끼가요?” 

“처음엔 인형인 줄 알았는데, 아가씨 다리 아래에서 조명이
터질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더라니까.”

“아주머니, 제 가방엔 토끼가 없는데요?”

“잘 살펴봐. 어디 숨었나보지.”

아주머니는 그녀를 살짝 밀치고는 엉덩이를 흔들며 사진기계 안으로 들어갑니다. 작은 악어가죽 핸드백 속에서 립스틱을 꺼내 바르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없는 것이 뻔했지만 가방 속에 혹시 토끼가 있나 다시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그녀에 관한 tips

그녀의 성형 수술 비용 견적은 총 3,100만원이었습니다.
그녀는 의사의 말을 들으면서 의사의 목을 조르는 자신을 상상했습니다.



가방 속에 토끼 1화
가방 속에 토끼 4화_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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