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슈퍼
슈퍼아줌마의 신앙은 절대적으로 보인다.
(반면 슈퍼아저씨는 신앙과는 무관한 사람이다)
그녀의 관심은 늘 하나님의 나라와 관계가 있다.
오후엔 변함없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찬송가가 가게 안을 다소 무기력하게
채운다. 늘 동네 아줌마 한 명이 그녀 곁에 앉아 하소연을 한다.
이런 저런 동네 소문들과 교회 이야기들이 전부이다.
계산대 위에 놓인 천사장사 소시지와 각종 껌통 사이에 놓여진 성경책은
늘 펼쳐져 있다.
이 슈퍼는 계산할 때 절대 바코드를 찍지 않는다.
제품을 보고 계산기를 두드려 합계를 내고 영수증을 인쇄한다.
주인은 제품의 가격을 다 외우고 있다.
가게를 자주 이용하며 알게됐다.
아주머니의 기억은 그날의 기분과 컨디션에 따라서 달라진다.
계산기에 숫자를 입력하기 전에 머뭇거리는 순간이 있다.
그때는 기억이 아니라 기분이 가격을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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