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7일

아스피린 속에는




 인생은 비타민에서 아스피린으로

이 불길한 소식이 입술과 입술을 타고
과장된 소문이지만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그대 이름을 더듬더듬 발음해 봅니다

알고보면 그대는 잘못 발음되고 있습니다

아스피린 세 알을 삼키고
손을 어디에 둘지 모르고
결국 얼굴을 가리다가
달빛 때문에
견딜 수 없이 흐려지는 소실점
푸르름 속에 잠들기를
가장 빛나는 고드름으로
겨울의 정수리로 떨어지고 싶은 당신

나는 마르고 서툰 여자가
점점 아름답고 성숙해져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랑스러워지는
과정의 전부를 기록해 왔습니다

지금 그 노트는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은 아스피린 세 알과 달빛 뿐입니다
모든 게 음모와 의심으로 탈바꿈한 밤
몸을 숨기기에는 너무나 생생한 밤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의
일관된 서글픔은
단도의 부드러운 형태입니다
발등을 찌르고는
스며들지 않습니다

아스피린 속에는
시든 술과 장미,
눈물의 일관된 서글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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